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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d› Now› Hands On 2026.08.25
Now Hands On·5 min read·2026.08.25

런던 청년들은 왜 숲으로 나물을 캐러 갈까

생활비 압박 속 도심 채집이 뜨는 이유

JIWOOTRENDFEED DESK

생활비 압박 속 도심 채집이 뜨는 이유

영국 런던 남부의 스트레텀 커먼 인근 커뮤니티 정원 '루커리'에서는 요즘 마트 장바구니 대신 손바구니를 든 청년들이 눈에 띈다. 로즈메리와 근대, 엘더베리, 캐모마일, 감초박하 같은 식용 식물이 자라는 이곳에서 29세 허벌리스트 레베카 윌리엄스는 2023년부터 채집 워크숍을 이끌어 왔는데, 최근 1년 사이 참가하는 청년의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한다. 도시 한복판에서 야생 식물을 캐 먹는 행위가 이제는 소수 애호가의 취미가 아니라, 생활비 부담과 소비 피로에 지친 세대가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다. 슈퍼마켓 진열대 앞이 아니라 공원과 정원에서 식재료를 직접 찾는 이 장면은, 소비를 줄이는 게 아니라 소비 자체를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올리브 나뭇가지와 토마토 넝쿨, 체리나무가 뒤엉킨 정원 풍경은 이국적인 휴양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런던 남서부의 흔한 동네 공유지라는 점이 이 흐름의 핵심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무엇이 달라졌나

윌리엄스가 이끄는 '어스 차일드 레미디스'는 유색인종과 퀴어 커뮤니티가 땅과의 연결을 회복하도록 돕는 웰니스 프로젝트다. 채집이라는 개별 취미가 이제는 이름을 걸고 정기적으로 운영되는 워크숍, 즉 작은 규모의 교육 서비스로 조직되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예전에는 채집이 생존주의자나 소수 자연애호가의 은둔형 취미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도심 한복판 커뮤니티 정원에서 정기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참가자를 모으는 구조로 바뀌었다. 넷틀 씨앗처럼 특정 계절에만 채집 가능한 식물의 효능(에너지·활력 개선)을 설명하는 방식도, 단순히 '공짜 식재료 줍기'를 넘어 허벌리즘과 웰니스 지식을 결합한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채집은 이제 비용 절감의 수단이자, 동시에 배우고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로 이동하고 있다.

왜 지금인가

이 흐름을 지금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각도에서 겹쳐 있다. 먼저 생활비 위기 속에서 청년 세대가 식비 지출을 줄일 실질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는 소비자 측면이 있다. 동시에 하루 9시부터 5시까지 사무실에 매여 연차 20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 자체에 대한 피로감이, 화면 앞이 아니라 땅과 몸을 쓰는 활동으로 청년들을 밀어내고 있다는 라이프스타일 측면도 있다. 여기에 원문이 짚듯 인류는 약 25만 년 전까지 유목 수렵채집으로 살아왔다는 점을 떠올리면, 채집 열풍은 완전히 새로운 발명이 아니라 산업화 이후 잊혔던 오래된 생존 기술의 재발견에 가깝다.

소셜미디어, 특히 짧은 영상 플랫폼이 이런 니치 지식을 알고리즘을 타고 빠르게 확산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면서, 예전이라면 소수 전문가에게만 머물렀을 채집법과 식물 지식이 대중적인 콘텐츠로 소비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점도 배경으로 봐야 한다. 여기에 가공식품과 배달 소비에 대한 피로감이 겹치면서, 손수 재료를 찾고 다듬는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소비하려는 수요와도 맞물린다.

다음에 볼 것

이 흐름이 다음 단계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몇 가지 지점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첫째, 어스 차일드 레미디스처럼 채집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개인·단체가 늘어날수록, 채집은 무료 취미에서 유료 클래스와 자격증, 가이드북 같은 작은 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식물 오인으로 인한 안전 문제나 도심 녹지의 과잉 채집 같은 부작용이 함께 불거질 수 있는데, 이는 채집 열풍이 개인 차원을 넘어 지자체나 공원 관리 주체의 규범 문제로 번질 수 있음을 뜻한다.

셋째, 허벌리즘과 웰니스 산업이 이런 청년층의 관심을 어떻게 상품화할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나물 채집 자체는 돈이 들지 않지만, 그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우려는 수요는 결국 클래스, 책, 앱 같은 형태의 소비로 옮겨갈 여지가 있다. 결국 이 흐름은 '무지출 챌린지'식 절약 트렌드가 아니라, 소비의 방향이 마트에서 자연으로, 구매에서 학습으로 이동하는 더 큰 전환의 초기 신호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도시 녹지를 낀 지역일수록 이런 커뮤니티형 프로그램이 먼저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비슷한 공간을 가진 다른 도시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는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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