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출신 배우가 택한 다음 장르
넷플릭스가 8월 20일 공개한 일본 오리지널 시리즈 'S와 X'는 섹스테라피스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주연은 그룹 섹시존 출신으로 2024년 3월 졸업 후 솔로로 전환한 배우 겸 아티스트 나카지마 겐토다. 그는 극 중 상담사 시모토리 이치토를 연기하며, 성이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다룬다. 아이돌 출신 배우가 이런 소재의 작품에 주연으로 나선다는 사실 자체가, 일본 스트리밍 콘텐츠 시장에서 다뤄질 수 있는 주제의 경계가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그가 최근 발매한 2집 'IDOL1ST'로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 1위에 처음 오르며 디지털·합산 부문까지 석권한 직후 이 작품이 공개됐다는 타이밍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나카지마 겐토는 2011년 11월 섹시존 멤버로 데뷔해 약 12년간 그룹 활동을 이어오다 2024년 3월 졸업하고 솔로 아티스트로 전환했다. 이후 뮤지션 키타니 타츠야와 유닛 GEMN을 결성했고, 같은 해 7월에는 애니메이션 '오시노코' 2기 오프닝곡 '파탈'을 공개하며 음악 활동 반경을 넓혔다. 배우로서는 영화 '라게리보다 사랑을 담아'(2022), 넷플릭스에서 영화화된 '벚꽃 같은 나의 연인'(2022), 주연작 '네 죄를 자백해'(2023), '모르는 여자친구'(2025)를 거쳤고, 훌루 오리지널로 해외 드라마에 데뷔한 '콘콜디아'(2024), '치루란 신센구미 진혼가', NHK 드라마 '편의점 형제 텐더니스 모지코가네무라점', 주연영화 '러브≠코미디'까지 2026년에만 여러 작품에 동시에 얼굴을 비췄다. 이번 'S와 X'는 그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결이 다르다. 섹스테라피스트라는, 일본 대중문화에서 좀처럼 정면으로 다루지 않던 직업과 소재를 아이돌 출신 스타가 주연으로 맡았다는 점에서, 그의 필모그래피 안에서도 가장 도전적인 선택으로 꼽을 만하다.
왜 지금인가
성(性)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그동안 일본 지상파나 메이저 영화관에서 다루기 조심스러운 영역이었다. 반면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은 지역 방송 심의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각국 로컬 오리지널을 통해 그 사회가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했던 주제를 꺼내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S와 X'가 일본 오리지널로 기획된 배경에도 이런 흐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캐스팅 전략도 맞물린다.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 이미 폭넓은 팬덤을 확보한 배우를 민감한 소재의 주연으로 세우면, 소재의 무게감을 대중적 접근성으로 상쇄할 수 있다. 나카지마 겐토처럼 최근 솔로 음악에서까지 1위 성적을 낸 스타라면 화제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담보하는 카드가 된다. 그가 작품을 소개하며 남긴 "이 작품을 보고 인생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쉬워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도, 이 시리즈가 자극이 아니라 공감과 정보 전달을 목표로 기획됐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성 담론을 다루는 콘텐츠가 자극적 소비재가 아니라 실용적 조언에 가깝게 포지셔닝되는 것 자체가, 최근 스트리밍 오리지널들이 택하는 접근법의 변화이기도 하다.
다음에 볼 것
'S와 X'는 8월 20일부터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이후 지켜볼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이 작품이 일본 내에서 얼마나 화제성과 시청 지표로 이어지는가다. 민감한 소재를 다룬 로컬 오리지널이 성과를 내면, 넷플릭스는 비슷한 소재의 후속 기획을 다른 지역에서도 늘릴 유인을 얻는다. 둘째는 나카지마 겐토 개인의 커리어 확장이다. 그는 이미 훌루 오리지널로 해외 드라마에 데뷔했고, 이번 넷플릭스 주연을 통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의 입지를 한 번 더 넓히게 된다. 음악에서는 오리콘 1위와 디지털·합산 3관왕을 달성한 직후이고, 연기에서는 2026년 한 해에만 드라마와 영화를 여러 편 동시에 소화하고 있어, 이 시기의 행보가 이후 캐스팅 방향을 가늠하는 참고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성 소재 콘텐츠와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두 축이 만난 이번 사례가 앞으로 비슷한 기획의 선례로 언급될지, 그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이어서 볼 대목이다.



